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reddit괴담) 뒤에서 안아주는 사람 (big spoon)

소심한 해표표범 2020. 1. 15. 01:3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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침대 위, 내 옆에서 느껴지는 가벼운 움직임에 잠에서 깼다. 너무 어두웠던 데다 눈을 뜨기엔 너무 정신이 없어서, 내가 묻는-내가 정확히 뭘 묻는지도 몰랐다-소리는 끝에 가선 높은 음의 신음에 가까웠다. 

 

남편은 내 말을 알아들은 것 같았다. 조용히 대답하는 그의 목소리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. "그냥 화장실 가는 거야, 자기야."

 

알겠다고 졸린 콧소리로 웅얼거리며 나는 배게에 더 깊게 파고들었다. 얼굴이 메모리 폼에 완전히 묻혔다. 난 아직 뒤에서 안아주는 사람 없이도 잠들 수 있을 정도로 졸렸지만, 너무 오래 깨있게 되면 그가 안아주지 않으면 불면증이 도질 것이었다.

 

얼마간 들리는 건 내 숨소리와 카펫을 걷는 그의 발소리 뿐이었다. 남편이 복도 불을 켜자 따가운 빛이 잠깐 방으로 들어왔지만 사려깊게도 남편은 내가 쉴 수 있도록 재빨리 문을 닫아주었다.

 

몇 분이 지났고, 나는 아직도 깨있었다. 등이 오른쪽을 향하도록 왼쪽으로 돌아 누우며 코로 거친 숨을 내쉬었다. 곧 침실 문이 다시 열렸다 닫혔다.

 

남편이 침대로 다시 걸어오자 작은 미소가 내 얼굴을 스쳤다. 난 실눈을 떴고, 어둠에 가렸어도 익숙한 그의 윤곽을 보자 따뜻함이 날 가득 채웠다.. 그는 조심스레 침대로 들어와 내 옆에 누웠고 우린 퍼즐조각처럼 딱 맞아 들어갔다. 황홀한 그의 온기, 내 허리 위로 내려앉는 그의 팔의 무게, 그의 숨소리의 규칙적인 리듬, 내 뒷목에 하는 부드러운 입맞춤... 그 모든 게 마치 더운 목욕처럼 내가 잠에 들 수 있게 도왔다. 

 

그리고 침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나를 더욱더 놀라게 했다.

 

"자기야? 왜 문이 잠겨있어?"

 

날 감싼 팔이 조여졌다. 

 

 

 

 

 

 

포옹을 할 때 뒤에서 안는 사람을 big spoon, 안기는 사람을 small spoon이라고 하나 봐요. 이렇게 안는 걸 spooning이라 하구요.